대청소라고 하면 주요 내용은 역시 '버리기'가 된다. 싸안고 있던 각종 자료, 기념품, 안입는 옷가지, 오래된 화장품, 다시 들여다보지 않는 책 등등.
이번엔 맘 먹고 책장 한칸을 늘 차지하고 있던 잡지들을 다 버렸다. 참고자료로 보관하던 잡지들이다. 인테리어지, 패션지, 클래식 음악지, 사진 잡지, 스쿠터 잡지, 비지니스지, IT 관련지....
스쿠터 잡지를 꺼내며 움찔 했다. 맞아. 내가 스쿠터를 타던 때가 있었지. 나는 스쿠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어.
늘 현재에 쫓기다보니 예전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, 어떤 사람인지 잊고 살아가는데. 이렇게 모아둔 것들을 드물게 들여다보게 되면 가끔이나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어 참 좋았다. 버리고나면, 어쩌면 평생 다시는 기억 못하는. 그런 일들이 있을지도 모르고. 다시는 떠올리지 못하는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.
이렇게 생각하고나니 쓸쓸해졌다. 저 스쿠터 잡지도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던 사람이 있었는데. 그 사람 역시 그때의 자신을 잊고 있겠지. 물론 덤으로 그때의 나도 잊었을게고.
아직까지는 꽤 괜찮은 삶을 살아온건지. 잊었으면 하는 일보다 잊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 더 많다. 이렇게 생각하면 꽤 그럴싸하지 않나요.
앞으로도 매해 갖다 버릴것이 늘어나겠지. 매해 느끼는 쓸쓸함도 늘어나려나.
Posted by 서늘
